좁쌀 한 톨로 장가 든 총각
link  관리자   2024-07-14


옛날, 한 시골 총각이 과거를 보러 가다가 어느 주막에 들렀습니다. 총각은 주막 주인에게 좁쌀 한 톨을 아주 조심스럽게 건네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좁쌀은 내가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이니 잘 맡았다가 떠날 때 주십시오.”
“어제 맡긴 좁쌀을 주십시오.”

주인은 별 싱거운 사람도 다 있구나 생각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습니다.

“아유, 어쩌나? 쥐란 놈이 좁쌀을 먹어 버렸나 본데.”
“뭐라고요? 그게 어떤 좁쌀인데 아무 데나 놔두었단 말이예요?”
“글쎄 쥐란 놈이 먹어 버린 걸 나보고 어쩌란 말이오?”
“쥐가 먹었다니, 그러면 그 쥐를 잡아 주시오.”

총각은 좁쌀을 먹은 쥐라도 잡아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어. 그래서 주인은 하는 수 없이 쥐를 잡아 주었습니다.

총각은 쥐 한마리를 들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밤이 되자 총각은 어느 주막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주인에게 쥐를 맡기면서 말했습니다.

“이 쥐를 잘 보관해 두었다가 내일 아침에 도로 주십시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총각은 주인에게 쥐를 달라고 했습니다.
“에이 그놈의 쥐를 고양이가 먹어 버렸습니다.”
“고양이가 먹었다고요? 그렇다면 고양이라도 내놓으시오.”
주막 주인은 기가 막혔지만 별 도리없이 총각에게 고양이를 주었습니다.
총각은 다음 주막에 가서도 고양이를 맡기고 이틑날 다시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고양이가 말에게 밟혀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내 소중한 고양이가 말에게 밟혀 죽다니요, 그 못된 말이라도 내놓지 않으면 당장 재판을 걸어서라도 고양이를 찾겠소.”
결국 주막 주인은 고양이 대신 말을 내주었습니다.
총각은 말을 타고 가다가 다시 어느 주막에 묵게 되었는데, 역시 주인에게 말을 맡겼습니다.
이틑날 총각은 주막 주인에게 말을 달라고 했습니다.

“이를 어쩌나. 황소와 싸우다가 그만 뿔에 받혀 죽고 말았다네.”
“할 수 없군요. 그렇다면 내 말을 죽인 그 소라도 내놓으시오.”
총각은 말 대신 소를 타고 한양으로 갔습니다. 옛날에 과거는 한양에서 봤습니다. 한양에 도착한 총각은 어느 여관에 묵으면서 소를 맡겼습니다.
다음날 주인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제 손님이 맡긴 소를 우리 집 아들이 잘못 알고 정승댁에 팔았지 뭡니까. 다른 소라도 가지고 가시겠습니까?“
”아니 뭐요? 그 소가 어떤 소인데 함부로 팔았단 말이오? 정승이 샀다고 하니 그 정승을 불러주시오.“
“그건 좀 곤란한데....”

여관 주인이 아무리 사정을 해도 총각은 듣지 않았습니다.
주인은 어쩔 수 없이 정승 댁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습니다.

“허허 참 별난 총각도 다 있군. 그 총각을 내 집으로 불러다 주겠나?”
여관 주인을 따라 간 총각은 정승 앞에 가서도 서슴없이 말했습니다.

“내 소를 주십시오.”
“그 소는 벌써 잡아 먹었네. 어떡하면 좋겠는가?”
“그렇다면 그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이라도 대신 주셔야겠습니다.”
정승은 이 시골 총각의 재치를 알아보고 마침내 사위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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